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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날 닮은 너를 내내 그리워하는 사랑이야기

shahan2 2022. 11.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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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날 닮은 너를 내내 그리워하는 사랑이야기 

 

일본 하면 애니메이션, 그 애니메이션 감독 중 가장 유명한 감독을 꼽자면 지브리계를 빼고

단연, 신카이 마코토 일지도 모르겠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최근 일본에서는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애니가 개봉한 것으로 아는데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 중 최고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초속 5센티 미터이다.

심장이 쿵 내려앉을 만큼 공감되는 결말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애니메이션의 또 하나의 백미는 마지막 4분가량의 뮤직비디오이다. 

이 뮤직비디오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음 찡한 무언가가 담겨있다. 

초등학생의 사랑이야기가 뭐 있나 싶겠지만...

이 영화는 그 사랑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아프도록 좋았다. 

 

 

 

<줄거리>

 

타카키는 전학 온 아카리와 성격이 비슷해서 금세 친해진다.

같은 중학교를 목표로 하지만 아카리의 전학으로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아카리의 편지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기로 한다.  만나기로 한 그 날,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지하철은 연착되어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야 타카키는 도착한다.  

아카리는 끝까지 타카키를 기다리고 둘은 이날 첫 입맞춤을 나눈다. 

시간은 흘러 아카리는 결혼식을 앞두고 본가에 들렀다 타카키와 주고받은 편지를 발견하곤 

옛 생각에 잠긴다.  

우연하게도,  타카키와 아카리는 벚꽃이 만발한 그곳에서 스치듯 지나친다. 

돌아보면 서로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데...

기차가 지나가고 타카키가 바라보는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초속 5센티미터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줄거리에도 적어듯, 이 이야기에 특별히 강렬한 사건, 장면은 없다. 

편지로, 전화로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쭉 이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의 힘을 그들 또한 거스를 수는 없었다. 

타카키는 그 거스를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계속 기다리고만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타카키를 열렬히 좋아하는 그녀가 곁에 있었음에도,

성인이 되어 몇 년이나 사귄 사람이 옆에 있었음에도 타카키의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아카리뿐이었다. 

 

아카리를 내내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왔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타카키가 바라보는 우편함, 수신인 없는 메세 지함은 언제나 공허했다.  그곳에 아카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카리가 없는 그곳에서 타카키는 그저  과거를 바라볼 뿐이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단지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에 대한 슬픔 정도만 느껴졌었는데, 

몇 번 볼 수록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었다. 

 

"편지 분위기에서 상상되는 아카리의 모습은 왠지 항상 혼자였다. "

 

전철에서 타카키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아카리의 말에 타카키는 멋대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카리와 자신은 닮았다는 생각이 강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없도록.. 

아카리가 자신처럼 왠지 혼자 있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카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타카키의 생각에 진한 여운이 느껴졌다. 

타카키는 늘 누군가 옆에 있으면서도  자신도 옆의 누군가도 공허하게 만들 뿐이었다. 

 

이 장면이 나는 너무 좋았다. 아카리가 늘 혼자일 거라고 상상하는 타카키의 모습을 말이다.

타카키와 아카리의 사랑을 방해한 사람은, 사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타카키는 마지막 그 기찻길에서도 아카리가 자신처럼 그곳을 바라보고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남겨진 타카키는 그제야 깨닫는다.

아카리와는 더 이상 서로를 바라볼 수 없음을 말이다.  

그 마지막 장면이 유명한 만큼 진한 아픔이 전해진다. 

 

조금은 우울하지만 겨울이 되면 언제나 초속 5센티미터의 그림이 생각난다. 

춥고 바쁜 도쿄의 도심에서 쓸쓸히 과거를 추억하는 타카키의 모습이 말이다. 

첫사랑을 웃음으로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리움에 허덕이느라 제대로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는 타카키가 안쓰러우면서도 그런 사람 한 명쯤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좋았음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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