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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해피아워 감상 5시간이 그리 길지 만은 않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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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해피아워 감상 5시간이 그리 길지 만은 않았다.

shahan2 2022. 9. 3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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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아워
30대 후반에 접어든 네 명의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 준. 모든 것을 공유하며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말할 수 없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준은 이혼 소송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짜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자신을 솔직히 들여다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평점
6.8 (2021.12.09 개봉)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다나카 사치에, 키쿠치 하즈키, 미하라 마이코, 카와무라 리라

일본 영화) 해피아워 감상 

 

엘지유플러스 모바일 월정액으로 영화를 보는 편인데,

일본 영화를 찾던 중 의외로 평이 괜찮은 듯하여 보게 되었다. 
순간 드라마로 잘못 선택한 줄 알았다. 영화 시간이 5시간 20분이었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웠지만 며칠에 나누어 보았고 포스팅을 하는 지금은 2회 감상을 했다. 

검색해 보니 배우들 모두 연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쩐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 이해가 되었다. 

그럼에도 2015년에는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고 한다. 

하마구치 류스케감독의 필모를 보니 제법 유명하고 수상까지 한 작품들이 많았다. 

328분, 5시간 상영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30대에 만난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이자 다양한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다.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자, 남편과 둘이 사는 여자, 남편과 이혼 중인 여자, 그리고 남편과 헤어진 여자.

성격도 각기 다른 여자 넷의 이야기이다. 

 

줄거리를 따로 포스팅 했듯, 이야기는 잔잔하다. 일본 영화 같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카리가 넷 중 가장 똑뿌러지는 성격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가 나올 때를 제외하고는

싸움도 조용히 한다. 남편과 아내의 대화도 조용하다. 

심지어 중간에 워크숍과 낭독회의 장면까지 한없이 조용했다. 

실제 그 자리에 참석했다면 화장실을 하는 척하고 도망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두 장면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하다.  

특히 우카이라는 남자가 등장하는 워크숍은 이 네 명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후미에게 둘이 빠져나가자고 하는 장면이다.

 

이 남자. 우카이는 단지 워크숍 진행자였을 뿐이지만 영화의 마지막까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아무렇지 않게 둘이서 빠져나가자고 제안하는 이 남자는 이렇게 펑크를 내고 도망치는 것이 일상인듯하다. 

준이 사라지는데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우카이이다. 

준의 남편이 준의 행방을 수소문 하던중 준과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사람이 바로 우카이였다. 

 

추측할 만한 것은 준이 자신의 이혼재판에 관한 이야기를 이야기했던 그때 준에게

이혼하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한 단체를 소개해 주었을 거라는 것이다. 

후미의 남편이 담당하고 있는 어린작가의 낭독회 사회를 부탁하는 후미의 모습을 보고
우카이는 그들의 불안정한 관계를 바로 알아차렸다.  
낭독회에서도 후미를 보다 못해 제안을 했던 것이고,
꿩 대신 닭인지 뒤늦게 합류한 아카리에게 빠져나가자 제안을 한다. 

아카리도 늘 긴장된 간호업무와 불안정한 남자들과의 관계에 지쳐있던 터라 

우카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들은 서로를 위안하기에 이른다. 

우카이의 친구는 (우카이 본인이 아니지만 우카이로 알게 된 인연이므로)

사쿠라코와 하룻밤을 보내고 마는데, 평범했던 네 명의 친구들은 우카이로 인해 변화를 겪게 된다. 

 

우카이가 무엇을 위해 그들 사이에 끼어든것인지 우연 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 사람 저사람 수작을 걸어 욕구를 취하려는 것도,

행복해 보이기에 무조건 훼방을 놓겠다는 태도도 아니다. 

단지 우카이의 시선에 네 명의 여자들 모두는 불안정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펑크내고 도망치는 자신의 삶처럼 말이다. 

심지어 가장 안정적으로 보였던 사쿠라코마저 하룻밤의 일탈을 선택하고 마는데,
후미에게 고백하는 장면에 따르면 그들은 오랜 시간 섹스리스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일탈에 대한 이유는 될 수없다. 
아마도  아들의 죄를 사죄하러 가는 자리에 남편이 함께 하지 않았던 것이
사쿠라코에게  절망감을 안겨 주었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그들이 참가했던 우카이의 워크숍이 그들에게 무언가 전해주었던 것이다. 

가벼운 접촉, 하지만 깊이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피상적인 대화만 이어나가며 안정적이라 믿었던 그들의 가정은 결정적인 순간
무너지고 흔들려 드디어 눈에 보이는 가정의 균열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쿠라고와 후미가 이혼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카리와 우카이가 깊은 사이로 발전하거나 준이 돌아올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삶을 그대로 살아갈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가지고 말이다. 

우카이를 만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을지 아닐지 조차 ,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태의  감정으로 말이다. 

 

언제나 감정의 동요가 없던 후미는 남편과의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큰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그저 준비한 원고를 읽는 것만 같았다. 

아마 속으로 수백번 연습하고 마음의 정리가 다 끝났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준의 남편에게는 정확한 감정을 드러낸다. 

후미의 요구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준이 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후미의 바람.

단지 준 뿐 아니라 그때로 돌아가 다르게 살아가고 싶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쫓는 것을 그만둬야 해요. 그 외엔 준이 돌아오게 할 방법이 없어요..
당신에게 돌아갈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준을 돌려주세요. 

 

 

 

이 준의 남편인 코헤이 씨는 위험한 인물이다. 

준은 아이를 원했지만 남편은 준을 돌보지 않았다.

준이 외도를 했고 남편에게 결격사유가 없어 재판은 남편이 승소로 끝이 난다.  

그래서 준은 사라진 것이다. 더 이상 남편과 부부로 함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을 쫓지 말라는 친구들의 조언을 무시한 체 준의 남편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탐정을 고용해 준과 다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안타깝게도 준은 남편을 그토록 증오했으면서도 재판 기간 중 남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달라지기로 했고 아이를 원했던 준은 원하던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사라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도 아닌데 남편과 다시 합치면 되겠네라고 쉽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준의 표현을 빌리라면 남편은 준을 정신적으로 살해했다.

유망한 과학자이자 준이 외도를 해도 이해하며 화도 내지 않는 남편.

남편으로부터 도망친 준을 계속해서 쫓는 남편의 모습은...

영화 상에서 잘 포장되기는 했지만 집착, 스토킹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준의 도망을 그저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장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지 않으면 불리하다는 판사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한 
준의 모습이 떠오른다.

각자의 부부의 모습에 이것저것 떠오르는 생각이 많아졌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구체적인 무언가"

그것만으로는 역시 가정을 유지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피상적, 불안정함, 모호한 감정 들이 영화에 빠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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