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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한공부로그
(1)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본문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혹시 제목을 잘 못 읽었나?라고 착각하게 만들만한 제목이었다.
열심히 살지 않을 뻔했다가 아닌 열심히 살 뻔했다의 저자 하완은 이 책의 글과 그림 모두를
담당했다. 작가이면서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있는 저자는 자신이 그간 살아오며 느낀 점들을
토대로 인생을 그만의 방향대로 나아가려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림으로 성공하려면 홍대에 가야해’
라는 자신만의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저자는 4수를 택했다.
4수 만에 결국 저자는 원하는 바를 이루었지만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의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비단 저자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이것만 했더라면’하는 것들이
수십, 수만 가지가 넘는다. 하지 않고 후회했고,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바라기만 했다.
그랬기에 내 기준에서 보면 저자는 끈기 있고 목표지향적인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재수라는 도전을 해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저자는 자신보다 먼저 대학 생활과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인들보다 뒤 쳐진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왔을 것이다.
모든 것은 기회비용을 따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4수라는 선택을 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다른 길을 갔다면
더욱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행복했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기회비용을 따지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데,
저자는 이런 공감 포인트를 잘 짚어내준 것 같다.
이 책의 초반부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한 장면을
소개하며 자신이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한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한 장면은 물에서 표류하다 만난 어떤 남녀의 이야기이다.
물속에서 그들은 대화를 나눈 후 각자의 방식으로 가기로 하며 헤어진다.
여자는 죽을힘을 다해 헤엄쳐 무인도에 도착하고, 물에 빠진 남자가 유유자적 물에
떠 있다가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의 대가로 새로운 삶을 얻어 다행이었지만 노력 없이 생을 이어가는
남자가 ‘죽었으면’ 하고 바란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저자는 인간의 심리를 대변하는 듯 이야기한다.
저자가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죽기를 바라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누구나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기대한다.
죽을힘을 다해 헤엄친 책 속의 여자처럼 노력하지 않은 남자가 잘못됨으로써
노력한 나의 행동을 인정받고 보상받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갖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노력만 대단하고 나와 같은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공을 얻으면 시기하고 질투한다.
어쩌면 질투는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한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누군가가 이전에 열심히 했던 것이
나중에 발현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나의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헛된 시간 낭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노력하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하든, 대충 하든 될 놈은 되니까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다라든지 눈치 보며
대강하라는 요행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
단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 나서 그에 따른 보상을 바라지 않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자위하면서도 실은 일말의 기대감은 모두 가지고 있다.
열심히 했으니 보상받고 싶은 심리는 인간의 본성과도 같다.
그러니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해서 불필요한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적당히 열심히
해라는 말로 받아들이고 싶다.
다음 포스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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